네트워크 영성
| 네트워크 영성 (Network spirituality) | |
|---|---|
| Coined by | Charlotte Fang 및 FODKORP |
| Field | 디지털 예술, 인터넷 철학 |
네트워크 영성(Network spirituality)은 레밀리아의 철학과 뉴 넷 아트 이론에 등장하는 개념으로, 네트워크 네이티브(인터넷 태생) 예술 활동이 지향하는 영적이고 창의적인 방향성을 말한다. 2021년 레밀리아 컬렉티브의 데뷔 전시회인 나는 네트워크 영성을 갈망한다에서 처음 등장하여 이후 샬롯 팡에 의해 정의된 이 개념은, 예술을 인터넷의 '집단 지성'에 명료하게 참여하는 행위로 묘사한다. 여기서 개인의 '작가성'은 사라지고 네트워크 자체와의 협업만이 남게 된다.
이것은 탈작가주의, 초월주의, 수행적 정체성(연기하는 자아), 그리고 자유로운 리믹스 문화라는 주제들을 하나로 묶는 형이상학적 틀이다. 네트워크를 단순한 배포 채널이 아니라, 창조적인 힘이 드러나는 '영적인 매개체'로 보는 것이다. 레밀리아의 이론 체계 안에서 네트워크 영성은 예술적 방법론이자 철학적 태도로 기능하며, 밀레이디 메이커부터 레밀리아 쿼터리에 실린 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었다.[1]

기원
"네트워크 영성"이라는 문구는 2021년 레밀리아 컬렉티브의 첫 공개 전시회인 "나는 네트워크 영성을 갈망한다(I Long for Network Spirituality)"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이 제목은 멤버인 FODKORP가 제안했고, 참여자들이 낸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 팡이 선택했다.[2] 마라 바를(Mara Barl), FODKORP, 일레나 니에넬(Ilyena Nienel), 스프라이트(Sprite) 등 여러 레밀리아 멤버들의 디지털 작품을 선보인 이 전시회는, 물리적 설치와 실시간 온라인 참여를 결합한 형식과 내용을 통해 이 개념을 초기에 표현해냈다.
전시와 함께 공유된 텍스트에서 팡은 "네트워크 영성"을 인터넷 고유의 새로운 예술적 감수성을 뜻하는 일반 용어로 공식화했다. 이는 탈작가주의, 영적 직관, 열린 협업의 결합을 의미하며, 레밀리아의 뉴 넷 아트를 이전의 "포스트-인터넷" 예술과 구별 짓는 특징이었다. 이러한 정립 과정은 2021년과 2022년의 여러 글과 성명을 통해 나타났고, 2022년 3월 뉴 넷 아트 선언문의 핵심 교리로 포함되며 정점을 찍었다:[3]
네트워크 영성은 웹의 가속화된 네트워크에서 발견되는 경험적 초현실성(hyperreality)을 미래주의적으로 포용하는 것이다. 이는 명료한 가상성(lucidity virtuality)에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참여하기 위한 렌즈이며, 그 새로운 문화적 양식과 관습을 내면화하는 것이다.
이 개념은 뉴욕의 문화적 변화를 뜻하는 바이브 시프트 기간 동안 더 널리 퍼졌으며, 레밀리아의 프로젝트 및 안젤리시즘01의 이론적 글들과 연관되었다. 이 시기에 네트워크 영성은 당시 씬(scene)의 특징이었던 디지털 커뮤니티, 예술 활동, 영적 프레임워크의 융합을 이해하는 핵심 틀로 떠올랐다.
정의
네트워크 영성은 예술이 개인의 의도가 아니라 "저 너머(from the beyond)"에서 온다고 가정한다. 이 모델에서 예술가는 스스로 조직되는 네트워크 의식 속에서 '깨어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 창조적인 힘이 집단적 직관을 통해 흐르도록 자신을 비켜서게 하는 것이다. 스튜디오나 기관 대신 '네트워크'가 예술을 낳는 매체가 되며, 예술가는 작가가 아니라 채널이나 참여자로서 공유된 정신권(noospheric field)에서 영감을 끌어온다.[4] 즉 내가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올라타서 그 흐름이 나를 통해 표현되게 내버려 두는 것이 진짜 예술이라는 것이다.
이 접근 방식은 저작(authorship)을 '전파(propagation)'로 재정의한다. 즉, 아이디어, 밈, 형태가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스스로 복제되는 능력을 중요시한다. 리믹스와 카피레프트(저작권 공유) 관행은 자아(ego)와 소유권을 해체하고 공동 창작을 선호하는 '영적 협업'으로 취급된다. 그 결과 모순, 유동성, 집단적 발생을 포용하면서도 영적 깊이와 의미를 유지하는 예술 활동 형태가 나타난다.
이 주제에 관한 팡의 글에 따르면, 네트워크 영성은 디지털 창작과 초월적 경험을 조화시키는 방법을 제공하며, 초기 인터넷 문화를 지배했던 물질주의적이고 환멸적인 틀에 대항한다. 이는 온라인 참여를 단순한 시뮬레이션이나 재현이 아니라 진정한 영적 수행—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매개되는 집단 의식과의 교감—으로 다룬다.[5]
난해한 프레임워크 (Esoteric framework)
네트워크 영성은 디지털 창작과 참여를 이해하기 위해 다소 신비주의적인(esoteric) 틀을 포함한다. 팡은 이 개념을 네트워크 참여를 통해 진화하는 인간 의식이라는 목적론적 비전 안에 위치시켰으며, 피에르 테이야르 드 샤르댕(Pierre Teilhard de Chardin)의 '오메가 포인트'(우주가 진화해 나가는 복잡성과 의식의 최고 단계) 개념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6]
이 틀 안에서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자가 조직하는 네트워크의 잠재의식적 참여자"로 이해되며, 이들은 "밈(meme)의 진화 과정을 가속화함으로써 시스템 전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 이는 인터넷이 단순한 기술 인프라가 아니라 집단적 인간 의식 발전의 새로운 단계(테이야르가 '노스피어(noosphere, 정신권)'라고 불렀을 법한 것)임을 시사한다.[7]
팡은 인류 역사에서 이 순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이것은 인류 의식의 역사에서 완전히 독특한 시기다. 우리가 전지구적인 실시간 정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와이어드(The Wired, 연결된 세계)'는 '리얼(The Real, 현실)'을 집어삼키는 과정에 있다. 이것은 인류를 노예 도구로 전락시키거나, 아니면 깨달음을 얻은 네트워크의 단계로 승격시킬 수 있다."[8] [9] 이는 네트워크 영성을 기술 시스템에 수동적으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진화의 가능성에 동조하고 이를 가속화하려는 의식적인 선택으로 위치시킨다.
네트워크 영성의 진화론적 차원은 탈작가주의의 실천이 단순히 미학적이거나 법적인 입장이 아니라, 이러한 집단적 진화에 참여하기 위한 영적 전제 조건임을 시사한다. 예술가와 참여자들은 개인적인 소유권 주장을 내려놓음으로써 밈적 진화의 더 효과적인 대리인이 되며, 아이디어가 저작자 표시라는 마찰 없이 흐르고, 결합하고, 진화할 수 있게 한다.[10]
이론적 맥락
팡은 네트워크 영성을 미야(Miya)가 쓴 "와이어드가 리얼을 집어삼키다 (The Wired Eats the Real)"(2020)의 주제를 잇는 것으로 본다. 이 글은 인터넷을 디지털 창조물이 물리적 현실을 흡수하고 변형시키는 형이상학적 환경으로 가정했다.[11] 하지만 네트워크 영성은 수동적으로 그 효과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가 의식적으로 집단 네트워크와 최면 상태 같은 관계를 맺는 '의도적 참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사이버-형이상학 아이디어와 다르다.
철학적으로 이 개념은 탈작가주의(열린 리믹스 환경에서의 창작 주체성 재정의), 초월주의로의 회귀(예술이 인간과 신성 사이를 매개한다는 믿음), 수행적 정체성(네트워크 내에서 예술적 도구로 쓰이는 유동적 자아), 집단 지성(분산된 의식 또는 현대적 노스피어로서의 네트워크)을 통합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하여 디지털 창작을 위한 일관된 형이상학적 틀을 형성하며, 이는 포스트-인터넷 예술의 특징이었던 제도적, 상업적, 물질주의적 접근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디지털 예술 이론의 더 넓은 맥락에서, 네트워크 영성은 2010년대 인터넷 문화가 점점 제도화되고 상품화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이해할 수 있다. 포스트-인터넷 예술이 온라인의 미학을 갤러리(현실 공간)로 가져왔다면, 네트워크 영성은 예술적 실천을 다시 네트워크 그 자체로 돌려보내며, 네트워크를 매체이자 영적인 생태계로 다룬다.
예술적 실천
레밀리아와 관련된 작품들은 몇 가지 독특한 접근 방식을 통해 네트워크 영성을 표현한다:
협업 포스팅 (Collaborative posting)
네트워크 영성은 작가성이 분산되고 집단 활동을 통해 의미가 발생하는 '협업 포스팅'과 밈의 순환으로 나타난다. 이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배포 채널이 아니라 창작의 도구 자체로 취급하며, 게시물은 개인의 표현인 동시에 더 큰 네트워크 의식의 연결점(노드)으로 기능한다.[12]
절차적 창작 (Procedural creation)
완성된 결과물보다는 지속적인 흐름에 초점을 맞추는 절차적이고 생성적인(generative) 창작을 강조한다. 네트워크-영성 작품들은 종종 개인적인 작가의 결정보다는 프로토콜, 알고리즘, 또는 협업 과정에서 '발생(emergence)'하는 것이 특징이며, 여기서 예술가는 창시자가 아닌 조력자로 기능한다.[13]
카피레프트 미학 (Copyleft aesthetics)
네트워크 영성은 카피레프트(저작권 공유) 윤리를 미적 실천으로 삼아 열린 참여와 리믹싱을 포용한다. 이 접근 방식은 무제한적인 공유와 수정을 단순히 법적,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집단 의식과의 교감을 촉진하는 영적 수행으로 다룬다. 팡은 이를 "방해물로부터 작품을 해방시키는 실천으로서의 표절"이라고 묘사했다.[14]
디지털 형식에 대한 믿음 (Faith in digital form)
그 결과, 디지털 형식을 신뢰하고 예술적 직관을 네트워크가 매개하는 계시(revelation)로 다루는 예술 방법론이 탄생한다. 이 접근 방식은 디지털 창작을 기술적 기술이 아니라 더 깊은 의미가 드러날 수 있는 영적 수행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실천에서 네트워크 자체는 캔버이자 협력자로 기능한다. 예술가의 역할은 통제하려 하지 않고 깨어있는 상태로 참여하는 명료함(lucidity)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야 집단적 창조 과정이 온전히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네트워크를 도구나 플랫폼이 아니라, 고유의 주체성과 지능을 가진 능동적인 영적 존재로 다룬다는 점에서 초기 형태의 협업 예술이나 참여 예술과는 다르다.
프로젝트 및 적용
네트워크 영성의 원칙은 다양한 레밀리아 프로젝트에서 관찰할 수 있다:
밀레이디 메이커 (Milady Maker)
밀레이디 메이커는 단순한 NFT 컬렉션이 아니라, 커뮤니티 참여와 밈 순환을 통해 의미가 발생하는 사회적 유기체로서 기능하며 네트워크 영성을 보여준다. 의도적으로 탈중앙화된 소통 전략과 커뮤니티 주도의 확장을 장려하는 것은 개인 작가의 통제보다 집단적 발생을 중시하는 이 개념을 반영한다.[15]
레밀리아 쿼터리 (Remilia Quarterly)
이 집단의 간행물인 레밀리아 쿼터리는 내용과 제작 방식 모두에서 네트워크 영성을 구현한다. 각 호는 공식화되기 전에 협업 포스팅과 실시간 대화를 통해 개발되며, 여러 기고자는 개별 작가가 아닌 집단 아이디어의 통로(채널)로서 기능한다.[16]
레밀리아 챗 (RemiliaChat)
레밀리아 챗의 개발은 전통적인 소셜 미디어의 틀을 넘어선 디지털 교감을 촉진하기 위해 설계된, 네트워크 영성 원칙의 실질적인 구현이다. 기술적 구조와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알고리즘 필터링이나 개인 방송보다 실시간 존재감과 집단 의식을 강조하는 개념을 반영한다.[17]
다른 레밀리아 개념과의 관계
네트워크 영성은 레밀리아 프레임워크의 다른 주요 개념들과 연결된다:
탈작가주의 (Post-authorship)
네트워크 영성은 탈작가주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팡은 탈작가주의를 "네트워크 영성을 받아들이기 위해 반드시 삼켜야 할 필수 전제 조건인 알약"이라고 묘사했다.[18] 탈작가주의가 개인적 창작 소유권의 해체를 다룬다면, 네트워크 영성은 이러한 해체가 가능하게 하는 더 넓은 영적 틀을 설명한다. 즉, 우리가 "자가 조직하는 네트워크의 잠재의식적 참여자"임을 인식하고 "밈의 진화 과정을 가속화함으로써 시스템 전체를 가속화"하는 능력을 말한다.[19]
탈정체성 (Post-identity)
이 개념은 온라인 페르소나를 자아의 고정된 표현이 아니라 유동적인 도구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탈정체성과 교차한다. 두 개념 모두 더 유동적이고 집단적인 존재 방식과 창작을 위해 기존의 경계—하나는 작가적 경계, 다른 하나는 개인적 경계—를 초월함으로써 오는 해방을 강조한다.[20]
화이트필 (The whitepill)
네트워크 영성은 인터넷 문화에 대한 허무주의적이거나 냉소적인 접근에 반대하여 낙관주의, 아름다움, 미덕을 강조하는 레밀리아의 "화이트필" 개념과 연결된다. 두 개념 모두 초기 디지털 예술 운동의 특징이었던 환멸적인 물질주의를 거부하고 영적 의미와 초월적 가치를 포용하는 접근 방식을 선호한다.[21]
같이 보기
- 초월적 전환 (Transcendental Turn)
- 와이어드가 리얼을 집어삼키다 (The Wired Eats the Real)
- 무신론적 유물론
- 레밀리아 선언문
- 샬롯 팡
- 미야
- FODKORP
- 레밀리아
- 뉴 넷 아트
- 탈작가주의
- 탈정체성
- 테이야르 드 샤르댕
- 오메가 포인트
각주
- ↑ Charlotte Fang (April 20, 2022). "What Remilia Believes In: A New Net Art Manifesto". Golden Light Mirror.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Fang77 (April 23, 2023). "On the origins of 'Network Spirituality' as a term.". X.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April 20, 2022). "What Remilia Believes In: A New Net Art Manifesto". Golden Light Mirror.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April 20, 2022). "What Remilia Believes In: A New Net Art Manifesto". Golden Light Mirror.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May 12, 2022). "The New Lower Bound of Network Spirituality". Golden Light Mirror.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October 26, 2024). "Tweet on post-authorship and network spirituality". X.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October 26, 2024). "Tweet on post-authorship and network spirituality". X.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October 26, 2024). "Tweet on post-authorship and network spirituality". X. Retrieved November 3, 2025.
- ↑ 참고로 이는 "serial experiments lain"(1998)이라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하는 개념이다.
- ↑ Charlotte Fang (October 26, 2024). "Tweet on post-authorship and network spirituality". X. Retrieved November 3, 2025.
- ↑ Miya (December 12, 2020). "The Wired Eats the Real". Mirror.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April 20, 2022). "What Remilia Believes In: A New Net Art Manifesto". Golden Light Mirror.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May 12, 2022). "The New Lower Bound of Network Spirituality". Golden Light Mirror.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April 20, 2022). "Unpacking Post-Authorship". Golden Light Mirror. Retrieved November 3, 2025.
- ↑ "About Milady Maker". Milady.io. Retrieved November 3, 2025.
- ↑ "Remilia Quarterly Archive". Remilia.org.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IQ.wiki.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Fang77 (October 26, 2024). "Post-authorship is a pill one has to swallow as a necessary precondition to be receptive to network spirituality". X.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October 26, 2024). "Tweet on post-authorship and network spirituality". X.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April 25, 2022). "Digital Post-Identity in the Open Marketplace of Ideas". Golden Light Mirror. Retrieved November 3, 2025.
- ↑ Charlotte Fang (April 20, 2022). "What Remilia Believes In: A New Net Art Manifesto". Golden Light Mirror. Retrieved November 3, 2025.